셔터스피드와 조리개 (2)

같은 노출값에서 셔터스피드를 달리함에따라 <충분한 빛>을 얻고 <시간의 흐름>을 결과물에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렇다면 같은 노출값에서 조리개값을 달리하면 어떤 차이를 결과물에 표현할 수 있을까?



조리개 f 값


앞서 셔터스피드를 제어할 때는 '초' 단위를 사용했다. 이는 일상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단위 중 하나이기때문에, 실제로 촬영시에 셔터스피드를 제어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반면 카메라의 조리개 값을 제어할 때는 새로운 단위가 등장한다.



조리개 값은 주로 f value로 표현된다. 카메라 렌즈를 보면 보통 렌즈 몸통 어딘가에 F1.4, f/1.4 또는 1:1.4 와 같은 수치가 적혀있다. 보통 F1.4, F2, F2.8, F4, F5.6, F8, F11, F16, F22의 값들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를 f-stop 이라고 한다. 여기서 f는 원래 초점거리(focal length)의 약자이고 뒤의 숫자는 열려있는 조리개의 직경 비를 나타낸 것이다. f-stop이 1.4에서 2로, 2에서2.8로 한 단계(stop)씩 올라갈때마다 조리개의 열린 면적이 반으로 줄어든다. 이는 F 뒤의 숫자를 제곱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F1.4 (1.4x1.4=2), F2 (2x2=4), F2.8 (2.8x2.8=8), F4 (4x4=16) 이런 식이다. 


F값 증가 = 조리개 면적 감소 = 빛 감소

사실 실제로 수동 조리개의 경우, 위의 정해진 값들 사이 값도 설정이 가능하므로 각 숫자에 해당하는 조리개 열린 면적을 굳이 외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F 값이 커질수록 조리개는 닫힌다는 점은 꼭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야경 - 빛갈라짐


셔터스피드에이어 조리개 또한 야경 촬영시 결과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첫번째로는 당연히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다. 셔터스피드를 고정한 채로 조리개를 더 많이 열면 그만큼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므로 적정노출을 맞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주로 삼각대가 없는 경우 흔들림 적은 사진을 얻기 위해 짧은 셔터스피드+조리개 개방으로 부족한 광량을 보충한다. 그런데 조리개를 여닫는 행위가 단순히 광량 조절로 끝나지 않느다는데 문제가 있다. 아래 사진을 보자.



두 사진을 잘 비교하면 비슷한 듯 다르다.  같은 위치에서 같은 시간에 위 사진은 조리개를 조인 후 찍은 사진이고 아래 사진은 조리개를 더 열고 찍은 사진이다. 위 사진은 가로등 빛이 6개의 갈래로 갈라진 반면 아래 사진은 가로등 빛이 둥그런 빛으로 찍혀있다. 또한 위 사진은 도로 위 빛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좌우로 길게 늘어진 반면 아래 사진은 셔터가 열려있던 시간만큼 이동한 자동차 불빛이 찍혀 도로 위 띄엄띄엄 빛의 흐름이 보인다.
사람마다 아름다움을 느끼는데는 차이가 있겠지만, 사진가들은 야경을 찍을 때 둥그스름한 빛번짐 보다는 다각형의 꼭지점에 맞춰 나눠진 몇갈래의 반짝이는 빛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이는 야경 촬영 시 조리개의 모양에 따라 빛이 나뉘는 것인데, 어느 카메라든 조리개를 많이 열고 찍으면 둥그스름한 번진 빛이 찍힐 뿐이다. 위 예시에서는 조리개가 6각형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결과물에 반짝이는 다각형의 빛을 만들어 조금 더 특별한 야경을 만들고 싶을 때는 조리개를 조이고(f값을 높이고) 셔터스피드를 늘리면 된다.



심도 - 아웃포커싱


심도 및 아웃포커싱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다시 포스트를 작성할 예정이므로 여기서는 간단하게만 언급하고자 한다. 사진을 찍을 때 외부의 빛은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데, 이때 조리개를 거쳐 센서에 닿는다. 때문에 조리개를 여닫는 조작은 단순히 빛의 양만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의 초점과도 관련이 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단순하게 '조리개를 열면 초점이 맞는 범위가 줄어들고, 조리개를 닫으면 초점 맞는 범위가 늘어난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될 것 같다. 초점이 맞는 범위가 좁을 때 심도가 얕다(아웃포거스)고 표현하고, 초점이 맞는 범위가 넓을 때는 심도 깊다(팬포커스)고 표현한다. 우리가 흔히들 언급하는 아웃포커싱은 심도가 얕은 사진을 의미한다. 물론 심도는 조리개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아웃포커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조리개를 열고 사진을 찍는다.

F값 감소 = 조리개 면적 증가 = 아웃포커스
F값 증가 = 조리개 면적 감소 = 팬포커스 

아웃포커싱은 보통 프레임 내에서 피사체 또는 표한하고자 하는 주제를 주위 배경과 구분함으로써 더 명확히 강조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기법이고, 펜포커스는 이와 반대로 프레임 전체에 고르게 초점을 맞춰 풍경이 모두 보이도록 하는 기법이다. 따라서 사용자는 촬영 목적에 따라 조리개를 조작해야 한다.



두 사진을 보면 확실히 비교가 된다. 첫번째 사진은 조리개를 열고 피사체를 가까이서 찍어 배경을 흐리게 만들고 코스모스를 부각시킨 전형적인 아웃포커싱 사진이다. 두 번쨰 사진은 멀리까지 초점이 맞는 펜포커스 사진으로 코스모스가 펼처진 하늘공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보통의 야경의 경우도 경치이기 떄문에, 조리개를 조이는 편이며, 이에 따라 광량부족이 생기므로, 카메라의 셔터스피드를 길게 늘이거나, 센서의 감도를 올리는 방식 등으로 적정노출을 맞추곤 한다. 더 자세한 설정에 대해서는 추후 아웃포커싱, 야경, 인물 등 피사체와 주제별 촬영 팁을 다룰 때 설명하고자 한다. 



결론


이번 포스트를 통해 적정 노출이 맞는 상황에서도 셔터스피드 및 조리개 설정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풍경, 인물, 사물, 야경 등 각 상황별로 셔터스피드 및 조리개 등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향후에 상세히 다루기로 한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카메라의 초점거리, 센서의 감도 등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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