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노출(Exposure)의 이해(1)

빛으로 그리는 그림인만큼, 사진 및 영상 촬영에서 '빛의 양'은 마치 그림에서 '물감의 양'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빛의 양은 사진을 찍는 당시 카메라 센서가 빛에 얼마나 노출되는가를 통해 결정된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사진에서 노출(Exposure)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사진의 밝기(Brightness)와 대비(Contrast)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빛의 노출


현대의 대부분 자동 카메라에는 기본적으로 '노출계'가 탑재되어 있다. 셔터를 누르는 매 순간 카메라는 노출계를 통해 스스로 주변 광의 밝기를 인지하고, 카메라의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제어해 실패하지 않는 사진을 얻게 해주기 위함이다. 이 노출값을 사용자가 직접 제어하는 방법이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조리개, 셔터스피드, 및 노출값(EV+-)를 설정하는 방법이다.



먼저 적정 노출에 대해 이해해보자. 앞서 말한 것처럼 노출은 센서가 받아들이는 빛의 양과 같고 이는 그림에서 물감의 양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도화지의 한 영역을 붉은 색으로 칠하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원하는 만큼 진하게, 원하는 영역만큼을 붉은 색으로 칠하려면 일정량의 붉은 물감이 필요하게 된다. 도화지 위에 떨어진 물감의 양이 부족하면 제대로 붉은 색을 표현하지 못할뿐더러, 그 양이 현격히 부족하면 애초에 원하는 면적을 채우지도 못한다. 반대로 물감의 양이 과할 경우 원하는 영역 이상으로 붉은 색이 번져나가 그림이 엉망이 될 수 있다. 같은 개념을 사진에 적용하면 빛의 양, 즉 노출이 적정해야 사용자가 원하는 색감을 갖는 화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를 다시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같은 내용인데도 그림이 조금 더 복잡해보이는 이유는 빛의 양(광량)의 개념을 조금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서다. 카메라에서 노출을 조절하는 방법은 <셔터스피드 와 조리개> 이 2가지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간단한 수식으로 보면 카메라 센서가 받아내는 빛의 총량은 노출시간과 빛을 받는 면적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때 노출 시간을 결정하는 것이 카메라의 셔터스피드, 빛의 면적을 결정하는 것이 카메라의 조리개인데 각각의 단위 및 자세한 내용은 후에 다루도록하고 여기서는 개념적인 부분만 언급하려한다.


빛의 양 (광량) = 노출시간 x 빛을받는 면적 

글로쓰면 어려워보이지만 위 그림을 다시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먼저 '광량 적정'을 보면 조리개가 열려있는 면적이 10, 그 10만큼의 면적으로 10초간 빛을 받은 후 셔터를 닫아 빛을 차단한 경우다. 이 때 반투명 붉은 육면체의 총 부피는 센서가 받은 빛의 총량이 되고, 노출시간(10초) X 면적(10)으로 100이란 크기로 계산된다. 이번엔 '광량 과다'를 보면 같은 크기의 조리개로 15초간 셔터를 열었으므로 총 150, 즉, 센서는 필요 이상의 빛을 받게 된다. '광량 부족'을 보자. 마찬가지로 같은 크기의 조리개로 5초간 셔터를 열면 총 50을 받으므로 센서는 적정 광량의 절반받게 받지 못한다. 조리개를 더 조여 받는 빛의 양이 절반으로 줄면 10초간 셔터를 열어도 50이 될 뿐이므로 적정 광량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사진에서 빛의 노출 개념은 욕조와 수도꼭지에 비유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수도꼭지의 개수가 많아질수록(=한 번에 물이 나올 수 있는 총 면적이 넓어질수록) 동일한 시간에 나오는 물의 양은 많아지고, 수도꼭지를 오래 열어둘수록 더 많은 물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수도꼭지 개수=수도꼭지 입구의 총 넓이=조리개면적>, <수도꼭지 열린 시간=노출시간>, <욕조에 받은 물=빛의 양>으로 대응해 이해해불 수 있는 것이다.



적정 노출


위에서 노출의 개념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다. 그럼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긴다. 적정 노출은 그럼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가? 앞서 언급한것처럼 이는 카메라의 노출계가 자동으로 잡아준다. 때문에 대부분의 똑똑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센서에 담기는 풍광을 분석해 장면별로 적정 노출을 계산하고, 사용자는 셔터만 누르면 되도록 도와준다.



아무 카메라나 다이얼을 한 번 살펴 보자. 요즘은 터치식 카메라가 많아 다이얼이 따로 달려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라도 대부분의 경우, 위의 다이얼에 적힌 알파벳을 소프트웨어로 모두 구현하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P,A,S,M 모드다. 이 중 M 모드를 제외한 세가지 모드에서는 전부 카메라의 노출계가 열일(?)해서 자동으로 적정노출값을 잡아준다. 즉 아기를 목욕시켜야하는지, 일반 성인이 목욕을 하게될지, 청소년들이 할지, 얼마나 더러운지, 얼마나 덩치가 큰지 등등을 수도꼭지가 알아서 판단하고 욕조에 필요한 만큼 물을 받아준다는 이야기다. 단지 수도꼭치 몇개를 열것인지, 얼마만큼의 시간안에 물을 다 받을지 둘 중 하나는 사용자가 정해줘야한다.

A모드는 Aperture(조리개)의 약자로 조리개를 얼마나 열것인가를 사용자가 결정하는 모드다. 즉 수도꼭지 몇개 사용할지만 알려주면 알아서 필요한 시간만큼 물을 받아주는 것이다.
S모드는 Shutter speed의 약자로 셔터를 얼마간 열어둘것인가를 사용자가 결정하는 모드다. 즉 수도꼭지 몇개를 쓸지는 알아서 정할테니, 사용자가 앞으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씼으로 올것인가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P모드는 이 두 가지 모두를 카메라가 알아서 한다. 욕조로 따지면 스마트 수도꼭지(?)인 샘. 상황상황마다 알아서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조절해주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경우, 카메라에 달린 또다른 다이얼을 돌려 조리개와 셔터스피드값을 같은 비율만큼 동시에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럼 카메라가 결정한 적정 노출값이 마음에 안들거나, 노출계가 영 믿음직스럽지 못한 멍청한 카메라인 경우 사용자는 방법이 없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이 경우 A,S,P모드에서 앞서 설명한 것처럼 EV값을 사용자 임의로 +/-로  조절하면, 카메라가 제안한 적정 노출값으로부터 노출을 더 늘리거나 줄이거나 할 수 있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M모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모드에서도 카메라의 노출계가 팽팽 놀지는 않는다. 카메라는 또 알아서 상황별 적정노출값을 '제안' 하지만, 사용자에게 강제하지 않는다. 즉, 사용자는 M모드에 두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설정된 조리개 및 셔터스피드 값을 통해 센서에 전달되는 빛의 총 양이, 카메라의 노출계가 계산한 값을 기준으로 부족하거나 과다한 경우, 카메라는 그 값이 얼마나 부족하고 과다한지 EV +/- 수치를 화면을 통해 나타냄으로써 표현한다.

아무리 똑딱이어도 하이엔드급 카메라를 사용하면 위 사진과 같이 C1, C2같은 커스텀모드를 탑재하고 있기 마련이다. 이 2슬롯은 사용자가 미리 조리개, 셔터스피드 값을 설정해둠으로써, 필요할 때 다이얼만 슥슥 돌려 금방금방 찍기 위해 존재한다.



결론


이번 포스트에서는 빛의 노출 개념, 카메라의 노출계가 하는 일, 카메라 다이얼의 의미 등에 대해 이해해보았다. 다 써내려오고 보니 제대로 이해가 되었다면 아마 궁금한 점들이 더 많이 생길법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 중 하나를 조율해 어떻게든 적정 노출을 맞출 수 있다면 굳이 상황마다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값을 달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음 포스트에서는 조리개와 셔터스피드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루면서, 각 모드가 왜 필요한지, 센서의 감도를 통해 노출부족을 극복하는 방법 등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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